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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다이빙 (Freediving)

[배우 이규형도 취미로 한다는 프리 다이빙의 세계를 알아봅시다]

- 프리 다이빙(Freediving)은 숨쉬기 위한 장비를 쓰지 않는 다이빙을 말한다. 애프니어(Apnea, Apnoea)라고도 부르며, 레크리에이션으로서 즐기는 프리 다이빙도 있다.

 

*참고로 수면 무호흡증을 영어로 (Sleep apnea)라고 한다.

 


스노클링(Snorkel), 스킨 다이빙(Skin diving),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물속을 헤엄치는 것도 프리 다이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프리 다이빙은 최소 3가지 기본 개념이 스킨 다이빙이나 스노클링과는 다르다.

1. 프리 다이빙은 스포츠로서의 신체적 정신적 성취감을 강조한다.

2. 프리 다이버는 스쿠버 다이버용 장비와는 다른 장비를 사용하기도 하며, 사용 방법도 다소 다르다.

3. 프리 다이버는 보다 긴 무호흡 상태와 더욱 깊은 심도를 수반한다.

 

 

 종목

 

1. 얼마나 깊이 들어갔다가 나갈 수 있는지? (잠수 경기)

 

- 콘스탄트 웨이트(Constant weight apnea, CWT): 프리 다이빙의 대표 종목이다. 물속에 수직으로 설치한 로프를 따라 잠수할 수 있는 깊이를 겨룬다.

오리발과 손동작 이외로 추진력을 얻는 것(로프를 잡아당기는 행위 등)은 금지, 추를 장착하는 것은 가능하나 잠행 시와 수면으로 올라갈 때 그 무게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 세계기록은 130m.

 

 

- 콘스탄트 웨이트 위드아웃 핀(Constant weight apnea without fins, CNF): 오리발이 금지된 점 이외에는 CWT와 같다. 대부분 사람은 평영과 같은 움직임으로 헤엄치기 때문에 영력(泳力)이 기록을 좌우하는 종목. 세계기록은 102m.

 

 

- 프리 이머전(Free immersion apnea, FIM): CWT와의 차이점은 오리발 장착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과 로프를 잡고 당기는 동작이 허용된다는 점이다. 팔의 근력이 필요하므로 기록의 남녀 차이가 가장 큰 종목. 세계 기록은 125m.

 

 

 

 

 

2. 얼마나 멀리까지 헤엄쳐 갈 수 있는가?

 

- 다이내믹 위드 핀 (Dynamic apnea with fins, DYN): 프리 다이빙의 대표 종목으로, 물속을 수평 방향으로 헤엄쳐 갈 수 있는 거리를 겨룬다. 오리발과 손동작 이외 추진력을 얻는 것은 금지(코스 로프를 잡거나 당기는 행위의 금지 등). 세계 기록은 316.53m.

 

 

- 다이내믹 위드아웃 핀(Dynamic apnea without fins, DNF): 오리발 장착이 금지된 점 이외, DYN과 동일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평영과 같은 움직임으로 헤엄치기 때문에 영력이 기록을 좌우하는 종목이다. 세계 기록은 244m.

 

 

 

3. 얼마나 오랫동안 호흡을 멈출 수 있는가?

 

- 스태틱 애프니어(Static apnea, STA): 프리 다이빙의 대표 종목으로, 기도(氣道)가 물속에 잠긴 상태에서 숨을 멈춘 상태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겨룬다.

일반적으로 수면에 엎드린 상태로 행해지며, 몸의 동작에 의한 산소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경기 중 선수는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멘탈도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 기록은 11분 35초.

 

 

4. 대회 종목으로는 진행되지 않으나, 개인적인 기록 도전

 

- 배리어블 웨이트(Variable weight apnea, VWT): 잠수와 수면으로 부상할 때 추의 무게 변경 가능 이외에는 다른 잠수 경기와 동일하다.

따라서 잠행 시에는 전혀 헤엄치지 않고, 스레드나 자보라 불리는 추에 매달려 그 무게만 의지하고 잠수, 부상할 때는 핀을 사용해 헤엄쳐 떠오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자신의 영력을 뛰어넘는 속도로 잠행할 수 있고, 게다가 그동안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깊이 파고든다는 점에서 유리한 조건이 되어, 다른 잠수 경기보다 깊은 기록이 만들어진다.
세계기록은 146m.

 

 

- 노 리미츠(No-limits apnea, NLT): VWT를 한층 더 진행, 수면으로 부상할 때의 제한까지도 없앤 것. 즉, 수면에서 들이마신 공기만을 사용해 들어가는 것 이외에는 규정이 없다. 세계기록은 253.2m.

 

 

 

 침묵과 위험이 동반하는 프리 다이빙의 세계 (레드불)

 

 

- 윌리엄 트루브릿지(William Trubridge, 1980~)는 세계 굴지의 재능을 지닌 프리 다이버다. 지금까지 18개 프리 다이빙 세계기록을 수립한 그는 5번의 프리 다이빙 월드챔피언을 차지했고, 지금도 챔피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스물두 살이던 2003년, 프리 다이빙에 흥미를 느낀 그는 곧 프리 다이빙에 빠져들었고 이 세계에 몸을 바쳐 자신이 어느 정도 해볼 수 있는지 시험해 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회상한다.

 

 

 프리 다이빙의 스피리추얼(Spiritual)한 측면 

 

- 프리 다이빙은 숨을 멈춘 채 어디까지 깊이 잠수하느냐를 겨루는 스포츠다.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므로, 프리 다이빙은 익스트림 스포츠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익스트림 스포츠(서핑, 스노보드, 스카이다이빙, 프리스타일 모토크로스 등)는 아드레날린으로 가득한 하이 스피드 액션과 다르게, 프리 다이빙은 평온하고 정적인 스포츠이기에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특수한 존재로 취급된다.

 

 

현재, 윌리엄은 두 개의 서로 다른 프리 다이빙 종목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첫째는 가장 순수한 프리 다이빙 형식으로 알려진 콘스탄트 웨이트 위드아웃 핀(Constant weight apnea without fins, CNF)으로, 다이버는 팔다리에 핀 등을 장비하지 않고 영력으로만 빠져나가야 한다. 윌리엄은 CNF에서 102m라는 세계기록을 세웠다.

두 번째는 프리 이머전(Free immersion apnea, FIM)으로 불리는 종목으로, 윌리엄은 125m의 기록을 갖고 있다. FIM의 경우, 다이버는 수직으로 설치된 가이드 로프를 사용하여 잠수하게 된다.

 


프리 다이빙에서는 이 두 가지 외에도 6가지 종목이 존재하는데, 그중 가장 위험하다고 불리는 것이 노 리미츠(No-limits apnea, NLT)라 불리는 것이다. 다이버는 스레드 또는 자보라 불리는 놀이기구의 모양을 한 무거운 추를 잡고 잠수하며, 부상 시 벌룬을 이용한다.

현재 NLT에서의 세계기록은 253.2m, 윌리엄이 특히 자랑하는 것은 수영력만으로 잠수하는 종목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깊은 해저동굴 '딘스 블루홀'의 내부

 

- 소년 시절, 영국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한 윌리엄은 현재 바하마 제도에 거주하며 연중 훈련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깊은 해저동굴로 알려진 [딘스 블루홀(Dean's Blue Hole)]을 거느린 바하마 제도는 프리 다이버의 파라다이스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202m나 되는 깊이로 해변 바로 앞에 입을 딱 벌리고 있는 딘스 블루홀은 바하마 제도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홀(The Hole)]로 알려졌다.

 

 

레드불이 윌리엄을 취재했을 때, 그는 더 홀에서의 이른 아침 훈련을 마치고 막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각종 메달에 둘러싸인 사무실 의자에 앉아 세계기록에 도전한 하루를 이야기했다.

[중요한 건 루틴이야. 매일 같은 내용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훈련을 통해 기능이 실증된 식사를 하지. 내 경우 오트밀에 아몬드 밀크, 블루베리, 건포도 같은 걸 곁들여] 라고 그는 말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면 그는 스트레칭을 한다. 횡격막을 유연하게 해두면 모든 종류의 프리 다이빙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풍선을 바다 깊숙이 가라앉혀도 쉽게 깨지지 않지만, 유리병을 똑같이 가라앉히면 깨지지. 그래서 횡격막 스트레칭이 굉장히 중요해] 라며 그는 설명한다.

윌리엄이 지난 14년간(2018년 기사) 꾸준히 단련해 온 흉곽과 횡격막의 유연성에 대해서는 유튜브에 올라온 수많은 영상이 증명하고 있다. 그의 몸이 마치 외계인처럼 자유자재로 변형되면서 통제되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스트레칭을 마치면 윌리엄은 다이빙 명소로 향해 해수면에서 불과 몇 m 높이에 설치된 플랫폼에 누워 20여 분을 보낸다.

그는 잡념을 최대한 떨쳐 버리기 위해 명상하고 있다. 머릿속에 어떤 잡념을 떠올리면 그 자체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그 결과 귀중한 산소를 잃고 만다.

[다이브 직전의 5분 동안, 다이브 라인에 입수된 상태에서 호흡을 가다듬어 릴렉스 하지. 숨을 거칠게 하면 안 돼, 과호흡 상태로 다이빙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호흡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

 

 


다이빙 전 마지막 숨을 들이마실 때, 윌리엄의 뇌리에는 이것이 [인생의 마지막 호흡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오간다.

스포츠로서의 프리 다이빙은 항상 죽음의 위험을 수반하지만, 윌리엄은 다이빙 중 물에 빠져 죽기보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게 더 싫다고 말한다.

 


일단 바다로 잠수하기 시작하면 그의 마음속에서 잡념은 사라지고, 온갖 문제나 네거티브한 사고는 금방 씻겨 내려간다. 그는 바다 밑을 향해 전혀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헤엄치고, 거의 발레처럼 아름다운 평영 모션으로 나아간다.

그는 아무리 작은 에너지조차도 추진력으로 이용하려 한다. 7번의 스트로크를 거쳐서 수심 약 25m까지 가면 몸이 부력을 잃고 자연스럽게 가라앉기 때문에 자연 낙하의 상태가 된다.

 


잠수를 계속해 2분이 지나면 그의 신체 움직임은 멈추고 중력만 작용하는 상태가 된다. 이때 윌리엄의 심박수는 20bpm대 후반까지 떨어진다.

그러나 그는 이 수심에서는 측정기술도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다. 잠수 중의 심박수를 정확하게 헤아리기는 곤란한 것이다.

 


이 정도 수심이 되면 폐의 크기는 평소 크기에서 13분의 1까지 수축하는데 잠수 중 어떤 고통이나 불쾌감을 느낀 경험이 없느냐고 그에게 물었더니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오직 [완전한 평온]만이 지배한다고 했다.

 

오히려 심도가 더해져 주위가 더 어두워질수록 마음은 차분해진다고 했다.

 

 수면으로 부상시 가장 위험하다

 

 

- 태그(다이버가 사전 신고한 타겟 심도에 놓여진 표지)를 잡아 간신히 지상을 향해 부상하기 시작하면, 다이버에겐 안도의 기분이 싹튼다고 생각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이빙이 완수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윌리엄은 말한다. 오히려 여기서부터가 프리 다이빙의 가장 힘든 국면의 시작인 것이다. 수면을 향해 부상할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또, 가장 큰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윌리엄은 프리 다이빙과 히말라야 등반을 비교하며, 영화 에베레스트 3D에서도 그려진 뉴질랜드 산악인 故 롭 홀(Robert Edwin Hall, MBE, 1961~1996)의 [충분한 의지만 있다면 어떤 바보도 산을 오를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살아서 산에서 내려가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한다.

부상하려면 33번 팔을 휘저어야 한다. 거기서 간신히 부력을 얻고, 해면에 오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해면까지 나머지 10m까지 올라올 때, 극한까지 산소를 빼앗긴 프리 다이버는 [블랙 아웃, Blackout] 직전의 상태가 된다.

 

 

[해수면에 도달하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15초'가 거기에 존재한다]라고 윌리엄은 말한다. 프리 다이브의 정식 기록으로서 인정되는 데 필요한 일련의 순서에 관해 설명을 계속한다.

해수면에 얼굴을 내밀어 15초 안에 고글과 노즈 클립 등 안면을 덮고 있는 모든 장비를 풀고, 손을 들어 [OK] 사인을 내보이며 [I'm Okay!]를 반드시 말해야 한다.

 

요런 식으로 장비 풀고 OK 사인 + OK라고 말해야 기록으로 인정된다.


어느 날, 윌리엄은 세계 신기록이 되는 잠수 심도를 달성했으나 바다 위로 올라가 아임 오케이를 외치기 전, 물안경을 벗는 것을 잊어버렸다. 심판은 실격을 의미하는 레드카드를 제시해야 했다. 정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본인이 원하면 다음 날 재도전이 가능했지만, 윌리엄은 [다이브를 하면 다량의 젖산이 체내에 쌓이기 때문에 보통 최소 48시간은 기다렸다가 재도전한다]고 말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오트밀과 베리라는 아주 평범한 아침식사를 하면서, 그 외의 부분에서는 보통과 크게 동떨어진 놀라운 라이프스타일을 보내고 있다.

이것이 프리 다이버다. 윌리엄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프리 다이빙에 대해 배운 내용을 돌아보면, 그의 침착한 태도도 아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과장하지 않고 꾸밈없이 말하는 그가 프리 다이빙에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췄음이 틀림없다. 침착함은 프리 다이빙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결코 빠져선 안 된다.

윌리엄이 사랑하는 이 스포츠에 대한 집중력과 헌신을 생각한다면, 그가 먼 미래까지 기록 경신을 계속해도 결코 놀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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